어제는 불기 2556년 석가탄신일이었다.
각 사찰마다 많은 신도가 불심으로 석가의 탄생의 의미를 기억하고 봉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봉축 법요식에 정치인을 초대도 하지 않았지만 참석하였다가 조용히 돌아갔다는 조계사 발 기사를 접하며 이내 부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천년고찰 신륵사에도 많은 신도와 관광객, 그리고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하여 앞줄을 채웠다.
주지이신 세영스님 보다 먼저 인사말을 한 김춘석 여주군수는 여주 시 승격에 군민들이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이번 기회에 꼭 시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고, 정병국 국회의원은 이러한 김춘석 군수의 시 승격 염원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로 추켜세우며, 불교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로 당선시켜주어 고맙고 더 큰 명령으로 받겠다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사실 정치인이기 때문에 할 수도 있는 말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마이크에서 울려 나오는 커다란 음향과 합창단의 찬불가가 울려 퍼져 귀가 먹먹해지는데도 눈을 감고 깊은 고뇌에 빠져있는 듯 한 얼굴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민망스러운 장면이다.
게리멘더링 같은 경기도의 사분의 일이나 되는 지역구를 휴일도 없이 누비는 열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엄숙하고 축복된 자리에서 조는 듯 한 모습은 누가 보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또한 군민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축내가면서 지역행사에 참석하는 강행군은 자재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