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일 후면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다. 여야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공천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공천과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잡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서로가 적합한 후보라는 주장을 통해 공천을 거머쥐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때론 측은하기까지 하다. 170석이 넘는 거대여당인 새누리당도, 겨우 80석이 넘는 제1야당 민주통합당도 쇄신공천과 개혁공천을 주장하며 정치권 ‘물갈이’를 위해 공천의 칼을 휘두르고 있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제대로 못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다.

공천을 거머쥐고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된 주장을 하며 자신이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무슨 무슨 사업을 하겠다느니, 지역의 숙원사업인 무엇을 위해서 예산을 얼마 따오겠다느니 하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유권자들 또한 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속에 후보자들을 발가벗겨 놓고 저울질하기에 바쁜 모습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30일 후면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당선과 낙선이라는 희비가 교차할 것이고,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대한민국 발전의 청사진이 새롭게 그려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한 진보가 될 것인지, 아니면 현상유지나 과거로의 회귀가 될 것인지는 순전히 유권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의 선택은 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고, 자신들의 삶의 과정이 녹아들어갔다는 역사적 진실을 명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를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연봉 1억이 넘는 급여를 받고 200가지 이상의 특권과 어쩌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루는 자리에 서민의 이익을 실현할 적합한 인물을 보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의 역사를 쓰기 위해 우리의 선택은 신중해야 하고 정의로와야 하며, 대의명분과 역사적 순리를 담아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선택함에 있어 ‘지역발전’이라는 너무도 제한된 의미 속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사업을 확보하고, 예산을 조금 더 가져오는 것이 국회의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온 것은 아닌가한다. 도로를 신설하고, 교량을 대체건설하고, 도서관을 짓고, 기업을 유치하는 일 등을 잘하는 국회의원을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이런 일을 잘할 후보를 의원으로 선택하고자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국회의원을 너무도 협소한 범위로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군의원은 군정을, 도의원은 도정을, 국회의원은 국정을 잘하라고 선출한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현안사업은 군수와 군의원, 그리고 도의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민심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현실의 대한민국은 너무도 슬픈 모습을 하고 있다. 1%의 가진자와 99%의 서민이 갈등하고 있다. 보육과 교육, 일자리, 주택, 건강, 노후 등 모든 문제가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의 문제가 우리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훌륭한 교육을 받고, 그 교육의 결과로 더 나은 일자리를 차지하며, 안정된 일자리를 확보한 사람이 안정적인 주거를 위한 주택을 마련할 수 있고, 경제적 윤택이 건강과 노후를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강화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층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너무도 큰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바로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역할이 국회의원의 매우 합당한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지역현안사업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99%의 서민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일들을 할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민주주의와 평화, 양극화 해소, 노동복지와 좋은 일자리 만들기, 주택문제, 건강과 노인복지 등의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 나갈 유능한 우리의 일꾼을 선택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일이고 정치개혁을 앞당기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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